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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호 8면 전면] “여기, 우리가 있다” 순천국 수신서비스 박상민, 모성근 사우의 분투

우리 주위에 있지만 잘 보이지 않는 사우들의 존재와 진정한 가치를 드러나게 하는 것, 이것이 「여기, 우리가 있다」 코너가 가 닿으려는 지점이다. 전국에 흩어져 있어 크게 눈에 띄지는 않지만, 묵묵히 자기 몫 이상을 해내고 있는 비즈니스의 숨은 영웅들이 얼마나 많은가. KBS비즈니스 사보는 이들을 비즈니스의 진정한 주역으로 복원시키고자 한다.

캄캄한 새벽 공기를 가르며

오전 6시, 캄캄한 새벽 공기를 가르며 수신기술 직원들과 공시청 긴급 보수 작업을 위해 ‘연도’로 향하는 배를 탔다. 연도(鳶島)는 여수시에 속하는 섬으로 섬이 솔개같이 생겼다고 해서 ‘소리도’라 불리다가 솔개 ‘연(鳶)’자를 써서 ‘연도’가 되었다. 연도로 향하는 배 안에서 수신기술 모성근, 박상민 두 사우를 만났다. 이들은 순천·여수 일대에서 디지털 방송을 수신하는 시청자를 직접 만나 전파조사, 마을 공시청 설비, 일반 민원 처리 업무를 한다.

“끝까지 웃음을 잃지 않아요”

우리는 KBS비즈니스를 대표한다는 생각으로 끝까지 웃음을 잃지 않아요. 목포에서 30년간 근무한 베테랑이지만 순천에는 온지 얼마 안 된 새내기(?) 라는 모성근 사우는 구수한 말투로 대화가 잘 통해서 시골 어르신들께 인기 최고다. 특히나 할머니들께 ‘엄마’라고 정답게 부르며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물론 힘든 일도 많다. 순천에서 관리하는 33개의 공시청 시설 중 섬 공시청 시설은 총 18개소이다. 이 지역을 관리하는 것도 일이지만 열악한 처지에 놓인 도서지역 노인을 상대하는 일이 특히 어렵다. “수신료를 왜 내야 하는가?” 라는 시비부터 드라마에 대한 화풀이까지 시청자들의 최접점에서 대면 서비스를 제공하다 보니 어쩔 수 없다. 이따금 언어폭력 등으로 감정이 소진될 때도 있지만 비즈니스인으로서의 책무와 고향에 계신 부모님 얼굴이 떠올라 끝까지 웃음을 잃지 않는다고 했다.

아들도 하지 못한 일

“섬에 젊은 사람이 드물다 보니 침대를 옮겨달라는 요청부터 싸움을 중재해 달라는 요청까지 온갖 민원 요청이 쇄도해요.” 지난해 비즈니스 연말 모범 사우로 선정되기도 했던 박상민 사우는 그래서 늘 업무 시간이 부족하다고 했다. 기억에 남는 일화를 묻자 광양에 거주하는 어느 할머니 이야기를 꺼낸다. 끼니도 거르는 모습이 눈에 밟혀 두 발 벗고 나서 밥솥과 쌀을 비롯해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게 하였다. 할머니는 “아들도 하지 못한 일을 해준다”며 연신 고맙다는 말과 함께 눈물을 글썽였다고.

해결사 역할 ‘톡톡’

연도에 닿자마자 이장님이 계신 마을회관으로 걸음을 옮겼다. 디지털 신호처리기(DSP)가 고장나서 마을에 KBS 채널이 아예 안 나오는 상황이다. 섬의 특성상 진입이 어렵기에 시행착오를 최대한 줄여야 한다. 두 사우는 이장님과의 전화 통화에 기대어 어젯밤에도 안테나 문제, 수신점 변경, 케이블 이상, 콘덴서 교체 등 여러 경우의 수를 생각하느라 밤잠을 설쳤다. 헤드엔드(Headend)를 살펴보니 염류가 더해져 안테나가 녹이 슬고 바람에 돌아가서 위성신호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옥상으로 올라가 위성 안테나 수신점을 조정하니 화면이 선명하고 또렷하게 구현되었다. 기뻐할 새도 없이 마을에서는 안내방송이 나온다. “마을 이장입니다. KBS비즈니스 직원들이 마을에 와 있으니 지상파 방송이 잘 안 나오는 집은 오늘 3시까지 이장에게 연락 바랍니다.” 기다렸다는 듯 마을 주민들의 SOS가 쇄도한다. “선이 자꾸 발에 밟혀 TV 선을 위로 올려 달라”는 요청부터 “TV 신호가 안 잡힌다”는 등 온갖 요청으로 마을이 들썩인다.

“‘하나뿐인 내편’(KBS 2TV)에 도란이도 볼 수 있어”

보수 작업을 하다 보면 전봇대는 물론 사다리에 기대 지붕을 올라가야 하는 위험천만한 상황도 연출된다. 두 사우가 땀을 뻘뻘 흘리며 작업을 하는 동안 어르신들이 각별한 고마움을 전한다. “KBS비즈니스 직원들이 아니면 여기는 TV를 볼 수가 없는 지역이야. 이렇게들 도와줘서 정말 고마워” 펜션을 운영하는 어르신은 TV가 잘 나오게 되자 “이제 ‘하나뿐인 내편’(KBS 2TV)에 도란이도 볼 수 있어 너무 좋아. 이렇게 직원들이 가고 나면 서비스 평가 전화가 와. 그때마다 나는 ‘매우만족’으로 100점을 준다니까”라며 밝은 웃음을 선사한다.

작업이 완료되면 어르신들은 각종 간식과 음료를 손에 쥐여주며 연거푸 고마움을 표현하신다. “어르신 드세요. KBS만 생각해주시고 수신료만 잘 내주십시오” 내어주신 걸 받지 않아도 이미 배가 부르다. 섬에 들어올 때면 식당조차 제대로 구비되지 못한 곳이 많아 종일 끼니를 거르며 마을 곳곳을 누벼야 할 때도 있다. 그렇지만 어르신들이 손 한번 잡아주시고 어깨 한 번 두드려주시면 모든 수고가 눈 녹듯 사라진다. 2018년 KBS비즈니스 만족도 조사(수신기술) 결과 ‘매우 만족’(95.4점)은 바로 이들 덕분이다. KBS비즈니스는 이들이 있어 감사하며 또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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